Writing

hello.ignoramus.work를 다시 짓는 기록

2026-05-04 · 어두운 랜딩페이지를 공개 개인 아카이브로 바꾼 빌드 로그.

이 사이트는 처음에 한 장짜리 랜딩페이지였다. 보기에는 정돈되어 있었지만, 내가 오래 남기고 싶은 것과는 맞지 않았다. 커다란 히어로 문장보다 필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읽히는 목록, 날짜, 판단의 흔적이었다.

그래서 구조를 Astro와 Markdown content collection으로 바꿨다. 커리어는 Problem → Bet → Action → Result로 정리하고, 프로젝트는 자동 수집하지 않고 직접 고른 항목만 둔다. 글은 초안과 공개본을 나눠 draft: true인 글이 보이지 않게 한다.

디자인도 다시 잡았다. 어두운 유리 패널과 배경 효과를 버리고, 따뜻한 종이색과 잉크색을 기본값으로 삼았다. 이곳은 나를 크게 포장하는 페이지가 아니라, 운영 현장의 반복 문제를 제품과 프로세스로 바꿔 온 기록을 천천히 꺼내는 공개 아카이브다.

왜 랜딩페이지가 아니어야 했나

처음 버전은 나쁘지 않은 첫 장이었다. GitHub 링크가 있고, 요즘 하는 일이 있고, 프로젝트 카드가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면 누구에게나 붙일 수 있는 문장이 많았다. “제품을 만들고 기록을 남긴다”는 말은 방향을 설명하지만,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왔는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포장 문장이 아니라 판단의 단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고객이 문제 상황에서만 연락받는다고 느낄 때, 월간 리포트라는 접점을 실험한 일
  • 방문 설치가 당연하던 시기에 원격 설치를 실험으로 증명한 일
  • 카카오톡으로 흩어지던 가맹 신청을 웹 신청과 백오피스 흐름으로 바꾼 일
  • 예약 동기화 수요는 있었지만 안정성 기대치와 기술 구조가 맞지 않아 범위를 제한한 일
  • 이미 커진 MVP에서 절반 이상의 기능을 덜어내고 시장 크기와 운영 리스크를 다시 본 일

이런 기록은 멋진 히어로 섹션보다 덜 화려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재사용할 수 있다.

이번 개편에서 바꾼 것

첫째, 홈을 “감성 소개”에서 “프로필 문서”로 바꿨다. 지금 역할, 다루는 도메인, 강점, 대표 작업을 첫 화면에서 바로 읽을 수 있게 했다.

둘째, 커리어를 시간순으로 놓고 모든 항목에 같은 질문을 적용했다. Problem, Bet, Action, Result 네 칸을 고정하면 과장이 끼어들 자리가 줄어든다. 결과가 약한 일은 약하게 보이고, 판단이 남는 일은 판단이 보인다.

셋째, 프로젝트는 자동으로 긁지 않는다. GitHub 저장소 목록을 보여주는 것보다 “왜 만들었고, 어떤 반복을 줄이려 했는지”를 수동으로 설명하는 편이 낫다. 자동화 프로젝트도 AI 데모처럼 보이기보다 실제 운영 습관을 덜 새게 만드는 도구로 설명하려고 했다.

앞으로 더 채워야 할 것

아직 이 사이트는 완성된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공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다음 내용을 더 채워야 한다.

  • Channel Manager 2.0에서 배운 OTA/PMS 연동 구조와 운영 리스크
  • 제품 기능을 줄였을 때 팀과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했던 기준
  • 개인 자동화가 실제로 시간을 줄인 사례와 실패한 자동화 목록
  • 문서화, 번역, QA에서 “반복 가능한 기준”을 만드는 방법

목표는 더 있어 보이는 페이지가 아니라, 누군가가 빠르게 훑어도 “이 사람은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푸는지” 알 수 있는 공개 기록이다.